능력이라곤 숨 쉬는 것 빼고는 제로인 40대 영철. 코딱지만한 치킨 집을 운영하지만 맛은 동네꼴찌. 쥐꼬리만한 돈마저 주식에 날려버리고 한심하게 살아간다. 하루하루 낙 없이 살아가는 영철은 심지어 좀비에게 물려 좀비가 되는 지경에까지 간다. 그러던 어느날 영철이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 때문에 가족에게 크나큰 위기가 닥치고, 무기력 그 자체인줄만 알았던 좀비 영철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온 몸을 다해 싸우게 되는데…
황금시대는 전주국제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해 10명의 감독들이 이 시대 최고의 화두인 ‘돈’을 주제로 만든 10편의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 장편 영화이다. 특히 영화시장에 새로운 에너지와 활력을 불어넣어줄 작품을 해마다 가장 먼저 발굴해온 전주국제영화제가 이번에는 직접 제작, 기획단계부터 함께한 는 그야말로 전주의 야심찬 기념작이라 할만하다. 돈에 대한 무거운 상념이나 심각한 비판보다는 다양한 장르와 재미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는 바로 지금 ‘쩐에 웃고, 쩐에 우는’ 우리 모두에게 100%의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어느 날 밤. 청와대 뒤 북악산에 간첩이 잠입한다. 제 아무리 무서운 간첩이라 해도 생리적 욕구는 어쩔 수 없는 법, 갑작스런 설사병에 쭈그리고 앉아 변을 보던 간첩들은 마침 순찰을 돌던 군인에게 들켜 한바탕 총격전이 벌어진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에서는 설사병을 간첩에 의해 전염된 불순한 병으로 규정한다. 일명 ‘마루구스’ 병! 이에 설사만 했다 하면 동네사람들끼리도 서로 의심하여 고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는데... 하필 이런 때 성한모의 아들, 낙안이마저 줄줄 물똥을 싼다. 불안해진 성한모, 우리 아들은 간첩이 아니라며 낙안이를 제 손으로 경찰서에 데려가고, 간첩엔 애어른도 없다고, 어린 나이에 간첩 용의자가 되어버린 낙안은 중앙정보부 고문실로 끌려간다. 설상가상으로 이 기회에 성한모를 이용해 장혁수를 제거하고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음모를 품은 박종만은 어린 낙안마저 고문하여 성한모 부자를 ‘마루구스’ 병으로 검거하려 하는데…
용천 중학교 2학년 6반의 담임을 맡고 있던 노총각 공병철(이범수 분). 비록 지저분하고 고지식한 성격 탓에 ‘더티 테리우스’로 불리지만 아직 순수함을 간직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생이다. 그런데 요즘, 동현을 비롯한 반 아이들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알고 보니 남자라면 한번씩 겪고 지나가는 몽정기에 접어든 것. 자신도 겪은,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임을 알기에 아이들의 엉뚱하고 황당한 행동을 그냥 웃어넘기던 병철이지만, 어느날 자신의 학급으로 파견된 싱그럽고 아리따운 여자 교생 유리(김선아 분)가 오고부터 상황은 달라진다. 유리가 등장하면서 가뜩이나 달아오른 몸이 더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동현과 친구들은 성적 호기심의 대상이 꿈 속의 이름 모를 캔디에서 유리에게로 꽂히게 되고, 급기야 이들은 무모하고 황당한 행동으로 유리의 관심을 끌려 노력하는데. 하지만, 유리의 관심은 오로지 옛 스승이자 사춘기 시절 짝사랑의 대상이었던 공병철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