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bong Na

참여 작품

수탉
Adaptation
두칠은 소규모양계장의 주인이자 가장이지만 억척마누라 오씨와 장모, 세 딸 사이에서 기를 못펴고 사는 46세의 남자다. 그는 양계장에서 닭똥냄새에 찌들어 일꾼노릇 밖에 못하고, 아내의 등쌀에 부부관계에서도 무능력해진 것이다. 그러던 중 두칠은 닭을 납품하러 갔다가 도계장 경리과에서 근무하는 옥자를 만난다. 그녀는 빈곤한 가족과 동생의 학비조달을 위해 퇴근후에는 퇴펴이발소와 여관을 드나들며 매춘을 하고 있다. 두칠은 큰딸 일란과의 결혼을 호소하는 계란장사 덕배와 함께 술을 마시다 단속경관을 피해 들어선 고급스러운 이발소에서 옥자를 다시 만나고는 착잡한 심경에 빠진다. 그 후 옥자에게 동질감같은 연민을 느낀 두칠은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한다. 옥자도 두칠의 선하고 진솔한 인간성에 점차 마음이 기운다. 도시를 떠나 동해안 새벽바닷가에 도착한 두 사람은 수면위로 솟아오르는 태양의 눈부신 일출을 보며, 비로소 자신들의 뜨거운 인생이 시작되고 있음을 느낀다.
잡초
Writer
나병환자라고 주위사람들로부터 냉대를 받던 분례는 홀아비 배서방집에 머물게 되나, 어느날 배서방이 동네사람들에게 분례를 데리고 있었다는 이유로 호된 매를 맞고 사망한다. 분례는 배서방의 두 자녀를 데리고 천가에게 시집을 갔으나 뜻이 맞지않아 그곳을 뛰쳐나와 부두가의 술집에 취직한다. 어여뿐 분례는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하고, 많은 돈을 벌어 배서방 남매를 친자식처럼 훌륭하게 키운다. 여사장 자리에 오른 분례는 자기가 키운 창욱의 실수로 가세가 기울자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며 다시 방황의 길을 떠난다.
석화촌
Writer
서해의 외딴섬에서 생업을 석화(굴)에만 의존하는 이곳 주민들은 바다에 빠져 죽으면 다음 사람이 죽을 때까지 저승에 오르지 못한다는 미신 속에 살고 있다. 별례의 아버지가 바다에서 죽고 뒤따라 어머니가 투신한다. 어머니의 혼백을 승천시켜 준다는 조건으로 별례는 강주사의 병든 외아들 이식에게 시집간다. 고기잡이에서 돌아온 거무는 이를 알고 무너진 사랑에 분노한다. 하지만 강주사가 수장시킨 것은 산 사람이 아니라 죽은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거무는 별례를 빼앗아 전마선에 태우고 뭍으로 향한다. 별례는 거무 몰래 배밑 창에 구멍을 뚫는다. 그 사실을 안 거무와 별례는 바다 한가운데서 옥신각신하지만, 멀리서 큰 배 기적소리가 울리고, 거무의 애원에 별례는 죽음을 단념한다. 한편, 강주사의 병든 외아들은 물에 빠져 시체로 해안가에 돌아온다. 거무와 별례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할 뿐 아무도 소식을 알지 못한다.
초우
Writer
자동차 세차공인 그는 우연히 주불공사의 딸을 만난다. 유난히 출세욕이 심한 그는 신분을 속이고 그녀에게 접근하여 사랑하기에 이른다. 서로 동거하기로 한 둘은 꿈에 부풀어 살림을 마련하지만 역시 자신의 신분을 속인 그녀는 괴로워한다. 결국 그녀는 주불공사의 딸이 아닌 그 집 가정부라고 사실을 밝히고 좌절한 그는 그녀를 심하게 때린 후 냉정하게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