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핀란드 라플란드 전쟁 시기, 산파인 헬레나는 핀란드에 주둔하는 독일군 요하네스를 처음 만난 순간 사랑에 빠진다. 간호사로 위장해 요하네스가 있는 티토브카 진영에서 일하기 시작한 헬레나는 탈영한 포로를 체포하기 위해 작전에 나섰다가 폭격에 휘말린다. 헬레나와 요하네스는 진영을 빠져나와 빈 오두막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만약 전쟁으로 헤어지게 되면 그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굳게 약속하는데….
는 헬싱키 슬럼가에 사는 소년 시모의 악몽 같은 오디세이를 따라간다. 시모는 교도소에 가야 하는 문제아 형 일카와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낯선 상황들을 목격하고 급기야 충동적으로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다. 거대한 혼란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순간 시모는 잃어버렸던 정체성, 자신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된다.
이 영화는 한 세대가 다음 세대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일그러뜨리는가를 보여주는 성장영화로 불우한 환경에 놓인 소년의 내면을 따라 미성숙한 존재의 불안과 공포, 다중정체성이라는 주제를 탐구한다.시모의 일탈행위는 『이방인』의 뫼르소가 그랬던 것처럼 돌연하고 부조리하다. 무력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모의 상태는 콘크리트 정글과 같은 헬싱키의 자화상이다. 에는 초현실주의적 이야기와 흑백의 자연주의가 기이하게 공존한다. 와이드스크린 포맷의 흑백 촬영은 시적인 이미지의 향연으로 이루어진 영화의 백미이다. 혼카살로는 흑백 시대의 향수를 살려내기에 충분한 촬영의 교본을 만들어냈다. (2014년 15회 전주국제영화제/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