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Il-woong

참여 작품

비황
Mok-chon
이조 마지막 도공 이노인은 일제 통치 이후 유리그릇 유입으로 가마에 불을 지피지 못한다. 사기그릇은 더이상 백성들의 생필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이노인의 딸 분례마저 일자리를 찾아 경성으로 떠난다. 그러나 이조 백자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다께야마는 이노인에게 다시 가마에 불을 지피게 하지만 곧 중지시킨다. 완전한 이조 백자가 재현된다면 자신이 소장한 백자의 희소가치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일본보다 우수한 조선의 도예기술이 알려지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창길을 회유하여 이조 백자 도굴 앞잡이로 삼으려 하고, 창길은 일본기생이 된 분례를 빼내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게 되자 도굴을 시작한다. 한편, 다께야마는 창길과 분례가 가지고 있는 철사로문호 백자를 빼앗으려 하지만 창길이 민족혼을 팔아먹었던 자신을 뉘우치고 유혹을 물리치자 장물아비의 죄목으로 연행당해 고문을 받고 철사호문호를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분례는 서장을 회유하여 철사호문호를 산 뒤 이노인의 영전에 바치고 떠난다.
그들도 우리처럼
Mr. Jeong
온통 검기만 한 탄광촌의 겨울. 방황과 혼돈의 80년대를 시위 주동 혐의로 도피 중인 대학생 기영이 기영이라는 가명으로 폐광의 위기에 놓인 탄광촌에 숨어들어와 간신히 연탄 공장 잡역부로 취직한다. 외국의 값싼 원탄 수입 정책으로 대부분이 폐광의 위기에 놓여 광부들이 살길을 찾아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 일손이 딸림에도 불구하고 외지에서 온 신원미상의 불순세력에 대한 경계를 남달리 심하다. 광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기영은 간신히 연탄공장 잡역부 자리를 구해 오랜 수배로 지친 몸을 숨긴다. 미래를 잃어버린 듯 살아가는 연탄 공장의 여러 노동자들의 초라한 현실은 기영이 도피하려던 현실이 아니라 해결하려던 현실이기 때문에 그리 낯설지 않았다. 다만 수배자라는 제약 때문에 침묵으로 그들과 대화할 뿐이다. 그러나 이 잡역부를 쥐고 흔드는 연탄공장 사장의 외아들 이성철과 탄광촌 다방에서 자신의 시간과 몸을 티켓으로 팔아 살아가는 송영숙의 만남은 김기영의 운명을 크게 뒤바꿔 놓는다. 이 지역의 부를 쥐고 있는 연탄 공장 사장의 외아들 성철은 그곳 다방과 술집의 폭군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는 기영에게 뜻 모를 호감을 보인다. 한편 다방에서 몸을 팔아 살아가는 영숙은 기영의 인간성에 매료되어 사랑하게 되고 사랑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티켓 파는 일은 그만 둔다. 노동자들의 파업 조짐이 어두움을 더해가는 중에도 이들의 사랑은 변함없이 무르익는다. 그런데 생모의 죽음을 전해들은 성철이 그동안 사랑한 영숙에게 폭행을 가한다. 이를 말리던 기영이 싸움에 말려들고, 그를 주목하던 형사에게 잡혀가, 고문을 당하지만 무혐의로 풀려난다. 그러나 신분이 발각되어 또 다른 도피처로 떠나야 하는 기영, 영숙도 그와 함께 탄광촌을 떠나기로 하고 짐을 가지러 다방으로 향한다.
수녀
Jin-seok returns from the Vietnam war, injured and marries Sun-ok. But financial difficulties cause them to argue. One day, Sun-ok brings bamboo trees from her parents' home and succeeds in running a bamboo ware manufacturing company. Sun-ok has a stuttering problem and their son inherits the habit and he is sent to a special school. Meanwhile Jin-seok falls for Chu-wol and begins abusing Sun-ok...
상록수
신문사에서 주최한 학생계몽운동에 참가했던 영신과 동혁은 동지적인 애정을 느끼게 되고 농촌 운동에 앞장설 것을 약속한다. 학교를 중퇴하고 귀향한 동혁은 농우회를 조직하여 무지와 가난에 허덕이는 농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나 일제와 결탁한 지주들의 방해로 시련을 받게 된다. 한편 영신도 청석골마을에서 예배당을 빌려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일본경찰에 예배당 사용을 금지당한 영신은 맨주먹으로 학교 건설을 결심한다. 마을 사람들의 협조로 완성된 학교의 낙성식에서 축사하던 영신이 졸도한다. 동혁은 동지의 배신으로 농우회운영을 지주에게 빼앗겨 울분을 참지 못한 동생이 농우회관에 불을 지르고 지주를 살해한다. 동혁은 범인으로 체포돼 고문끝에 식물인간이 되어 석방되고 영신은 끝내 죽고 만다.
바보들의 행진
영악하고 현실 적응이 빠른 병태는 Y대 철학과에 재학 중이다. 병태는 그룹 미팅에서 H대 불문과에 다니는 영자를 만난다. "우리는 바보예요. 바보, 병신, 쪼다, 여덟 달 반이예요" 자조적인 나래이션으로 외치던 주인공들은 바보들의 방식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방황하며 행진해 나간다. 순진하고 선량한 영철은 자신의 꿈이 망상으로 치부되는 현실에 자살하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병태는 영자가 자신을 떠날 것 같자 군대에 입대한다. 입영 열차 차창에 매달려 영자와 병태는 키스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