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예가 로꾸지의 문하생인 성민은 콘테스트에서 특선을 하지만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귀국한다. 귀국 후 그는 아버지가 행방불명인 것에 놀라 아버지의 동업자인 대동도요 김사장을 찾는다. 성민은 결국 아무 것도 모르고 일본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지만, 우연히 어느 여승에게서 진실을 듣게 된다. 아버지는 생명이 경각에 있음을 알고 청자 불상을 완성했으나 불질을 못하고 죽어 있었다. 성민은 부친의 소망대로 불상을 완성하고 일본행을 포기한다. 그는 부친과 선조의 전통이 서린 청자의 맥을 잇기로 결심한 것이다.
미인
신중현과 꽁치, 그리고 동호는 가난한 음악인들이다. 실력은 있으나 돈이 없어 일자리도 못 얻는 그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건 미인. 그들의 밀린 방값이나 술값을 내주고 정신적인 위안을 준다. 어느 날 우연히 일자리를 얻게 된 이들은 인기를 얻기 시작하지만, 신중현이 사랑하는 미인은 종적을 감춘다. 단순히 그녀를 여대생으로만 알고 있던 그는 미칠 듯한 심정으로 그녀를 그리며 노래를 부른다. ‘신중현과 엽전들’의 1집의 수록곡 ‘미인’을 모티프로 하여, 각본, 기획, 촬영 등 다양한 분야의 영화제작능력을 갖춘 이형표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판이한 성격의 이복형제 영후와 영욱은 서로에게 알 수 없는 친밀감을 갖는다. 영욱의 애인 민정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하게 된 영후는 애써 그녀를 피하나 자신의 생모가 재혼하던날 밤 엉켜진 기분에서 민정을 만나 함께 밤을 지내고 만다. 그후 영후는 죄책감에 침울해 하고 영욱은 민정이 영후를 사랑한다고 고백하자 절망에 빠진다.민정이 임신한 사실을 깨닫고 그것을 안 영후는 떳떳하지 못한 새 생명을 미워하며 자신과 민정을 조롱한다.
Myeong-hee
첫 사랑에서 사내에게 버림받은 경아는 천성의 밝음과 명랑성으로 슬픔을 이겨내고 중년의 이만준의 후처로 들어간다. 그러나 임신했던 과거 때문에 헤어지게 되고 술을 가까이하게 되어 동혁이라는 남자에 의해 호스테스로 전락하게 된다. 문호라는 사람좋은 화가를 알게 된 경아는 곧 그와 동거 생활을 하게되나 심한 알콜 중독 증세와 자학에 빠진 문호는 그녀를 다시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벽이 되도록 경아의 잠든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지고 있던 돈을 경아의 머리맡에 놓아두고 방을 빠져나오고 만다. 그리고 일년이 지난 어느 눈내리는 밤에 길거리에서 발견되는 어느 젊은 여자의 죽음으로 하여 착하고 천진하고 명랑했던 경아의 짧은 생애는 무책임한 이 도시의 우리들 앞에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