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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에 있는 낡은 한 채의 ‘집’을 무대로 두 여성의 이야기가 평행하게 그려진다. 한쪽에 있는 사람은, 아버지가 실종된 뒤 어머니와 둘이 살아가는 열네 살의 세리. 또 다른 한쪽은 페리 위에서 기억을 상실한 자신을 발견한 사나. 두 사람은 대체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 둘은 교차하지 않는 평행 세계에 있는 듯도 하지만, 낡아빠진 셔터, 계단, 창문에 드리운 반투명의 천, 유리 꽃병. 그러한 매혹적인 오브제가 이른바 개구부(開口部)가 되어 ‘저쪽’과 ‘이쪽’은 반전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