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r
주인공 서만기는 치과의사이지만 그날그날을 겨우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이다. 가족의 입에 풀칠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입만 벌렸다 하면 모조리 헐뜯고 그것도 모자라 애국애족이란 거창한 명분을 끌어내 비분강개를 일삼는 채익준, 전쟁에서 입은 상처로 실의에 빠져 그날그날을 힘들게 살아가는 천봉우가 매일같이 그의 병원에 드나든다. 서만기는 이 두 사람의 불평과 한탄을 날마다 들으면서도 마음 속으로 삭힌다.
Producer
세금 공무원인 고주사는 아홉이나 되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느라 마음과 몸이 편할 날이 없다. 고주사의 어머니는 담배 가게라도 차려보려고 하지만 그것도 밑천이 필요한지라 여의치 않다. 고주사의 동생 영택은 소설가 지망생이지만, 돈벌이를 하지 못해 늘 형에게 구박을 받자 집을 나가버린다. 고주사의 매부이자 책방을 하는 황호성은 아이가 없다는 핑계로 아내를 등한시하고 다방마담 은미와 연애를 하며 아이를 낳아달라고 한다. 은미는 다방주인인 송사장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그에게 버림받고, 호성과 결혼해 그 난관을 벗어나려 한다. 한편 송사장은 탈세를 위해 고주사에게 뇌물을 주지만 고주사는 완강히 거절한다. 그러나 고주사는 어머니가 아파 입원하자 어쩔 수 없이 송사장에게 돈을 빌린다. 송사장은 이를 빌미로 고주사의 약점을 잡아 탈세를 하려한다. 이미 다방 주인에게 매수된 고주사의 부하직원은 과장에게 고주사가 뇌물을 받고 탈세를 도와줬다고 거짓고발을 한다. 마지막까지 송사장의 협박에 굴하지 않던 고주사는 궁지에 몰리게 되고, 결국 사표를 내고 사라진다. 호성의 아내는 호성이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친정으로 떠난다. 뒤늦게 은미의 거짓말과 아내의 소중함을 깨달은 호성은 은미를 버리고 아내를 찾아간다. 은미는 호성이 자신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송사장에게 다시 매달리지만, 송사장은 은미와 일하던 다방 레지에게 다방을 넘겨준다. 송사장은 자신을 찾아온 은미를 모른 척하며 구타하고 은미는 길에서 쓰러져 죽고 만다. 자살을 결심했던 고주사는 어머니와 아내, 자식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되잡고 돌아온다. 고주사의 동생 영택은 마침내 소설에 당선되고 받은 상금으로 송사장에게 빌린 돈을 갚는다. 송사장은 탈세혐의로 경찰에 잡혀가고, 고주사의 누명이 어느 정도 벗겨진다. 돌아온 고주사는 아홉 명의 자식을 다 기르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에 자식이 없는 매부 부부에게 자식 둘을 준다. 다 모인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아버지 앞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울면서 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