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or of Photography
두 남녀가 이름도 모른 채 뜨거운 정사를 가진다. 다음 날 아침 남자는 여자가 놓고 간 귀걸이 한쪽을 발견한다. 남자의 이름은 이창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이다. 여자의 이름은 정미경.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구한구의 젊은 첩이다. 그녀는 구한구의 힘으로 학업을 마쳤고 한때 그의 비서 일을 했던 적도 있다. 그녀는 권태롭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찾을 수 없는 생활을 이기지 못해 하룻밤의 열정을 불태웠던 것이다. 하숙을 구하던 창열은 우연히 미경의 집을 소개받게 되고, 그를 몰래 훔쳐본 미경은 하숙을 치기로 결심한다. 미경은 집안에서는 창열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밖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리지 않은 채 창열과의 만남을 계속해서 가진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창열은 미경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녀에게 크게 화를 내고는 취직해서 마산으로 떠난다. 한편, 구한구의 본부인 이여사는 딸 혜순를 통해서 남편의 두 집 살림을 알게 되고, 급기야 미경을 찾아온다. 그러나 이여사는 화를 내기보다는 구한구의 선거를 위해서 미경에게 자제를 부탁하고 돌아간다. 그녀는 남편의 당선을 위해서 패물을 파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자금을 마련하지만 미경을 붙잡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구한구는 그녀의 정성에 부응하지 못한다. 떠나기로 마음먹은 미경은 자신의 모든 재산을 처분하여 구한구에게 되돌려 주고, 그의 가족과 함께 이여사의 임종을 지킨다. 선거에 실패한 구한구는 창열을 만나 미경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토로한다. 미경은 창열에게 가고자 하나, 창열은 그녀를 구한구에게 돌려보낸다. 그녀를 단념했다는 거짓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