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zan Iravanian

참여 작품

누수
Editor
어느 날 한 중년 여성의 몸에서 원유가 나오기 시작하고, 아무 이유 없이 그녀의 집이 흔들리더니 천장에는 칼로 잘라낸 듯한 구멍이 생겨난다. 영화의 초반에 들어간 TV 프로그램의 푸티지를 통해 암시하듯 그 구멍은 고든 마타-클락의 작품들을 인유하고 있다. 마타-클락의 작업은 해체가 결정된 건축에 들어가 그 건축을 평면으로, 입체의 형태로 해체하는 과정과 결과물 모두를 전시하는 일종의 언빌딩(unbuilding) 내지 아나키텍쳐(anachitecture) 작업이었다. 관람객들은 이러한 작업을 보며 건축의 안과 밖을 나누고 그 경계를 유지하는 문화사회적 구조와 범주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것인데, 이 영화 역시 그와 유사한 경험으로 관객을 이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이란에 가해진 서구의 경제 제재의 역사가 한 층위에, 원유라는 상징물을 통해 생산수단이자 착취된 노동 주체로서의 여성이 또 한 층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격세유전이라는 설정을 통해 이란의 역사와 여성의 육체를 하나의 시공간, 즉 이 영화 위에 겹쳐 놓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에서 스토리의 전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는 초반부와 중반부에 이미 비선형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중요한 소재는 무엇이고,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관객에게 전달한 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만든 공동체의 긴장감 넘치는 공기를 호흡해보기를 주문하기 때문이다.
누수
Writer
어느 날 한 중년 여성의 몸에서 원유가 나오기 시작하고, 아무 이유 없이 그녀의 집이 흔들리더니 천장에는 칼로 잘라낸 듯한 구멍이 생겨난다. 영화의 초반에 들어간 TV 프로그램의 푸티지를 통해 암시하듯 그 구멍은 고든 마타-클락의 작품들을 인유하고 있다. 마타-클락의 작업은 해체가 결정된 건축에 들어가 그 건축을 평면으로, 입체의 형태로 해체하는 과정과 결과물 모두를 전시하는 일종의 언빌딩(unbuilding) 내지 아나키텍쳐(anachitecture) 작업이었다. 관람객들은 이러한 작업을 보며 건축의 안과 밖을 나누고 그 경계를 유지하는 문화사회적 구조와 범주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것인데, 이 영화 역시 그와 유사한 경험으로 관객을 이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이란에 가해진 서구의 경제 제재의 역사가 한 층위에, 원유라는 상징물을 통해 생산수단이자 착취된 노동 주체로서의 여성이 또 한 층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격세유전이라는 설정을 통해 이란의 역사와 여성의 육체를 하나의 시공간, 즉 이 영화 위에 겹쳐 놓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에서 스토리의 전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는 초반부와 중반부에 이미 비선형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중요한 소재는 무엇이고,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관객에게 전달한 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만든 공동체의 긴장감 넘치는 공기를 호흡해보기를 주문하기 때문이다.
누수
Director
어느 날 한 중년 여성의 몸에서 원유가 나오기 시작하고, 아무 이유 없이 그녀의 집이 흔들리더니 천장에는 칼로 잘라낸 듯한 구멍이 생겨난다. 영화의 초반에 들어간 TV 프로그램의 푸티지를 통해 암시하듯 그 구멍은 고든 마타-클락의 작품들을 인유하고 있다. 마타-클락의 작업은 해체가 결정된 건축에 들어가 그 건축을 평면으로, 입체의 형태로 해체하는 과정과 결과물 모두를 전시하는 일종의 언빌딩(unbuilding) 내지 아나키텍쳐(anachitecture) 작업이었다. 관람객들은 이러한 작업을 보며 건축의 안과 밖을 나누고 그 경계를 유지하는 문화사회적 구조와 범주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것인데, 이 영화 역시 그와 유사한 경험으로 관객을 이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이란에 가해진 서구의 경제 제재의 역사가 한 층위에, 원유라는 상징물을 통해 생산수단이자 착취된 노동 주체로서의 여성이 또 한 층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격세유전이라는 설정을 통해 이란의 역사와 여성의 육체를 하나의 시공간, 즉 이 영화 위에 겹쳐 놓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에서 스토리의 전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는 초반부와 중반부에 이미 비선형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중요한 소재는 무엇이고,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관객에게 전달한 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만든 공동체의 긴장감 넘치는 공기를 호흡해보기를 주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