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jad Avarand

참여 작품

반다르 밴드
Director of Photography
2019년 실제로 이란을 휩쓴 홍수 사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말라, 나비드, 아미르를 비롯한 반다르 밴드 멤버들은 테헤란에서 열리는 음악 경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호기롭게 밴을 몰고 이란 남부에서 테헤란까지 먼 길을 떠난다. 하지만 홍수로 인해 곳곳의 길은 끊겨 있고, 떠들썩한 출발과 달리 밴드 멤버들이 길에서 목도하는 재앙의 상황들은 그들의 여행을 점점 초현실적인 여행으로 변모하게 한다. 길은 끊어지고, 여행은 끊임없이 지연되며, 그들이 알던 세상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때로는 황당해하고, 때로는 망연자실해하면서도, 그들의 여행은 계속된다.
누수
Director of Photography
어느 날 한 중년 여성의 몸에서 원유가 나오기 시작하고, 아무 이유 없이 그녀의 집이 흔들리더니 천장에는 칼로 잘라낸 듯한 구멍이 생겨난다. 영화의 초반에 들어간 TV 프로그램의 푸티지를 통해 암시하듯 그 구멍은 고든 마타-클락의 작품들을 인유하고 있다. 마타-클락의 작업은 해체가 결정된 건축에 들어가 그 건축을 평면으로, 입체의 형태로 해체하는 과정과 결과물 모두를 전시하는 일종의 언빌딩(unbuilding) 내지 아나키텍쳐(anachitecture) 작업이었다. 관람객들은 이러한 작업을 보며 건축의 안과 밖을 나누고 그 경계를 유지하는 문화사회적 구조와 범주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것인데, 이 영화 역시 그와 유사한 경험으로 관객을 이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이란에 가해진 서구의 경제 제재의 역사가 한 층위에, 원유라는 상징물을 통해 생산수단이자 착취된 노동 주체로서의 여성이 또 한 층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격세유전이라는 설정을 통해 이란의 역사와 여성의 육체를 하나의 시공간, 즉 이 영화 위에 겹쳐 놓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에서 스토리의 전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는 초반부와 중반부에 이미 비선형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중요한 소재는 무엇이고,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관객에게 전달한 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만든 공동체의 긴장감 넘치는 공기를 호흡해보기를 주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