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 Decoration
이 영화가 발표된 1965년은 스페인의 프랑코 독재가 계속되던 때였다. 스페인은 군인들의 통제하에 있었고, 민병대들은 소형 기관총을 가지고 모든 중요한 도시 길모퉁이를 지키고 있었다. 이 작품은 군부 독재의 사슬에 묶인 스페인 중산층의 정신분열을 견고한 형식미 속에 담긴 폭력미학으로 담아내고 있다.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사업가인 호세는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호세는 역시 참전용사이며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 빠꼬와 호세의 사업협력자이자 과학소설 애호가이기도 한 루이스, 그리고 젊은 엔리께를 자신의 사냥터로 초대해 함께 토끼 사냥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네 명의 남자들이 스페인 내전의 전쟁터이기도 했던 곳에서 그들만의 사냥을 시작한다. 자기만의 총을 갖고, 언덕에 야영천막을 친 그들은 찌는 듯한 더위와 목마름 속에서 알 수 없는 광기를 발산하기 시작한다. 세 명의 백발의 용사들 사이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하고, 토끼들은 사냥꾼들에게 정면으로 맞선다. 토끼들은 무자비하게 살육되고, 어린 엔리께는 두려움에 떤다. 그리고 그들의 광기는 또 다른 사냥꾼의 죽음으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