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로 접어들고 노인 인구가 너무 많아지자 일본 정부는 ‘플랜 75’라는 정책을 시행한다.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국가가 나서 안락사를 권장하는 것이다. 의료비와 사회보장 지출 등 노인을 부양하는 비용은 증가하지만 그들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이런 정책을 가능하게 만든다. TV에선 안락사를 선택해서 행복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정부는 안락사를 선택한 노인에게 마지막 여행과 장례를 지원해준다.
대형출판사 「훈풍사」가 충격으로 크게 동요한다. 이전부터 계속된 출판불황에 이어 창업일가의 사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이다. 거기에 차기사장을 둘러싸고 사내 권력쟁탈전이 발발한다. 전무 도마츠(사토 코이치)가 진행하는 대대적 개혁으로 인해 잡지는 잇따라 폐간의 위기에 내몰린다. 회사의 짐스러운 존재인 잡지 「트리니티」의 괴짜 편집장 하야미 테루야(오오이즈미 요)도 생트집을 잡혀 궁지에 몰리게 된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미덥지 않은 이 남자, 실은 그 미소 뒤에 뜻밖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숨기고 있었다. 회사내 이어지는 거짓과 배신, 누설, 고발. 만만치 않은 고수들이 모두 모인 사내 고위임원들과 작가, 동료들의 음모가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신입 편집자 타카노(마츠오카 마유)를 끌어들인 하야미의 생존을 건 대역전의 계책은 과연 무엇일까?!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와 `키`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아하는 책부터 영화, 신고 있는 신발까지 모든 게 꼭 닮은 두 사람은 수줍은 고백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고 매일매일 행복한 시간을 쌓아간다.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 준비에 나선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 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스물일곱 살 유지는 배우의 꿈을 안고 도쿄로 왔지만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생활은 위태위태하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연인도 떠나 버렸다. 어느 날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 토다를 만난 유지는 한때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친구 사사키를 떠올린다. 사사키 역을 맡은 배후 호소카와 가쿠의 고교 시절 경험담을 토대로, 반짝이던 사춘기 시절의 기억과 지난날의 페이소스를 응시하는 영화.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기 직전 필리핀의 한 섬, 연합군과 저항군의 공격으로 인해 패색이 역력한 일본군은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린다. 타무라는 결핵으로 인해 부대에서 쫓겨나고, 찾아간 야전병원에서도 쫓겨난다. 돌아갈 곳을 잃은 타무라는 홀로 밀림을 헤매다 성냥을 찾으러 들어간 성당에서 그곳을 찾은 원주민 처녀를 우발적으로 죽이고 다시 밀림으로 도망친다. 일군의 패잔병들과 합류한 타무라는 죽음의 공포와 굶주림 그리고 죄책감으로 인한 환각에 시달린다. 시체들이 즐비한 밀림 속의 패잔병들에게는 동료도, 인간도 없으며 모든 살아있는 사람들은 그저 식량으로만 보일 뿐이다. 그곳에서 타무라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든다.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한 패잔병을 통해서 태평양 전쟁의 마지막 순간을 그린다. 그 순간은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존엄성마저 상실한 패잔병들이 만들어내는 지옥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김병철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