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차에 동승했다. 옛일을 까마득히 잊은 듯 피해자 민규가 가해자 태원을 고향 집에 내려다 준 직후, 예기치 않은 인물들의 출현으로 상황은 급반전된다. 오랜 세월 응축된 억눌린 내면의 폭발을 담은 감정의 액션영화.
지훈은 배우인데 가난하고 옥탑방에 살고 있다. 오래 사귄 애인은 방금 그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며 이별을 선언했다. 은영은 사내 연애를 하다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회사에서는 도리어 흉흉한 억측과 소문의 당사자가 된다. 은영이 밤늦게 한강 다리를 찾아 거기 섰을 때, 지훈은 한강 비밀 순찰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곳을 돌고 있다. 그렇게 지훈과 은영이 우연히 만나 그들만의 밤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두 사람은 대화하며 서울 시내를 걷고 또 걷는다. 예민하게 조율된 흑백 화면과 밤의 리듬, 신중하게 설계된 카메라의 앵글과 인물의 동선과 대사의 밀도, 그리고 기존의 영화사적 장면에 관한 따스한 애정이, 이 쓸쓸한 남녀의 자정의 산책을 다정하고 애틋하고 특별하게 만든다.
Nam-hee
무료함과 무기력증 속에서 살아가는 현실은 시 공모전 공고를 보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무엇 때문에서인지 시인이 되고 싶은 그는 지금까지 네 편의 시를 썼는데, 공모에 응하려면 다섯 편이 필요하다. 게다가 마감 시한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현실이 다섯 번째 시를 쓰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는 생각의 여름은 느슨하고 유머러스한 이야기 안에서 예술의 본질을 캐묻는 동시에 한 20대 후반 여성의 성장담을 그린다.
노량진 학원가에 빛나는 청춘의 생을 묻은 사례에 관한 영화들은 한국 독립 장단편에서 적잖이 발견된다. 노량진이 첨예한 현실의 상징적 장소가 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여기에 은미가 살고 있다. 은미도 노량진 학원가의 공무원 수험생인데 그녀의 준비가 순조로운 것 같진 않다. 과묵하고 다소 힘겨워 보이는 그녀는 종종 가벼운 연애와 섹스로 그나마도 생활의 숨통을 트이고 있다. 그즈음 공부 모임에서 한 남자를 만나고 좀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즈음 이 남자에 대한 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대학에서 조교로 일하며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지현. 어느 날 대학 후배 건우에게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두 남자는 그렇게 서서히 사랑에 빠지게 되고, 어느 날 둘의 관계가 담긴 동영상이 대학 내에 퍼져 큰 파장을 일으키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성범죄의 가해자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현실. 인간적 좌절과 희망에 두 남자는 어떤 입장으로 맞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