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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멕시코의 황량한 들판에는 밤마다 지하 파이프라인에 구멍을 뚫어 석유를 훔치는 기름 도둑들이 기승이다. 가난한 홀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순진한 고등학생 랄로는 짝사랑 아나에게 용기를 내 여자친구가 돼달라고 말하지만 웃음거리만 된다. 아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룰로 일당과 어울리지만 쉽게 룰로에게 마음을 주지도 않는다. 알바를 하는 석유 가게 노인에게 빚을 지고 있고, 아나에게 선물할 스마트폰도 사고 싶은 랄로는 큰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룰로가 속한 기름 도둑 일당에 가담한다. 아나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한 후의 하룻밤 데이트는 랄로에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픈 소년의 운명은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트라이베카 영화제 극영화부문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에드가니토의 이 강렬한 데뷔작은 과장 없이 담담하지만 커다란 충격과 울림을 던지는 범죄 드라마이자 성장영화다. 마치 감독이 예견한 듯 현실에서는 바로 넉 달 전 멕시코 송유관 폭발사고가 일어나 130명이 넘는 주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캐릭터가 충격에 종속되지 않고 현실을 살게 한, 감독이 취한 태도는 옳아 보인다. 아름다운 것은 사람이요, 잔혹한 것은 운명이며, 비극적인 것은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