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nyeon
정쟁의 암운이 감도는 이조말엽. 간신 김만근 일당의 모함으로 일찌기 부모를 잃은 박인걸은 탐관오리들의 집을 털어 불쌍한 양민들을 돕는 의적 일지매가 된다. 어려서 정혼한 숙향을 찾기 위해 가는 곳 마다 매화 표적을 남기던 그는, 김만근 일당으로부터 영의정을 보호하려는 덕진을 알게 된다. 덕진은 기생 연화와 남매 사이로, 이들 또한 김만근에 의해 부모가 죽음을 당했다. 박인걸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박흥수란 이름을 쓰는데, 김만근의 애첩 계향을 찾아가 그녀의 도움으로 금부도사 자리를 돈으로 산다. 연화와 덕진이 부모의 복수를 위해 김만근을 처치하려다 위기를 당하자 박인걸이 이들을 돕고, 이 과정에서 연화가 숙향임이 밝혀진다. 그러나 일지매는 그녀를 뒤로 하고 겨레와 백성을 위해 길을 떠난다.
Bogja (Shin Dong-il's old lover)
6ㆍ25때 남편을 여읜지 8년. 이숙희는 양장점을 하다가 빚을 지고, 출판사 전무 김상규가 빚청산을 도와주면서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상규는 사장딸 옥주과 약혼한 사이고 누이는 그의 출세를 위해 이 결혼을 서두른다. 숙희의 장성한 딸 경희는 어머니의 행복을 위해 상규와의 재가를 권유하지만, 숙희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관습과 윤리적 도덕관 때문에 갈등한다. 숙희와 상규는 진실로 사랑하지만, 숙희는 헤어지는 길을 택하고 서울 집을 팔아 고향으로 떠난다. 몸져 누워있던 상규는 이 소식을 듣고 서울역으로 나가 이 여사가 탄 기차를 바라보며 괴로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