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ver
우울한 왕따, 엽기녀 조이!
‘조이(로빈 튜니)’는 20대 중반의 컴퓨터 애니메이터. 애인이 없는 우울증으로 정서 불안에 빠져버린 조이는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잠시도 못견뎌한다.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쪼이고 집에 있으면 너무나 외로운 그녀의 유일한 돌파구는 바로 흘러간 팝송을 들려주는 'KACH' 라디오 프로그램. 60~80년대 러브송들을 ‘나타샤’라는 익명으로 신청하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로맨틱한 환상에 빠지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즐거움. 그러던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평소 흠모해오던 직장 내 최고 킹카 앤드류(제이슨 프리스틀리)와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얘기를 하며, 분위기 있게 마티니를 마시고, 평소 좋아하던 노래인 'Season's in the Sun'에 맞춰 멋들어지게 브루스까지 추게 된다! 발목잡힌 인생에 찾아온 체리빛 사랑! 색다른 인생! 하지만 꿈만 같은 행복에 빠져있는 조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스토커! 순식간에 조이는 그녀를 남몰래 흠모해오던 스토커의 인질이 되어 차를 몰다가 사고로 순찰 경찰을 치고 체포된다. 조이는 차에서 스토커의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증명할 길이 없고! 그 후 조이는 재판을 받을 때까지 거리로 감지되는 전기 발찌 족쇄에 차인 채 감옥과 다름없는 곳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혼자 살아야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그녀를 찾아오는 유일한 방문객은 발찌 프로그램 관리자인 '빌(팀 블레이크 닐슨)'뿐이다. 폐쇄공간에 갇혀 지내는 그녀에게 예측할 수 없는 묘한 사건들이 생기면서 시들했던 인생이 활짝 피기 시작한다. 게다가 무뚝뚝하고 매력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빌에게 조금씩 색다른 감정이 자라나고… 하지만 갑작스럽게 재판일이 코앞으로 당겨지면서 그녀는 진범을 찾아내야하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Production Assistant
유전공학자 로제타는 비밀리에 자신의 DNA를 컴퓨터에 다운로드해서 루비, 올리브, 마린이라고 이름 붙인 세 명의 복제인간을 만들어낸다. 로제타를 똑 닮은 이들 사이버-인간은 Y 염색체가 없으면 생명을 유지하기 힘들고, 이 때문에 루비는 밤마다 현실 세계로 외출하여 남자의 정자를 수집한다. 이 과정에서 루비와 성관계를 맺은 남자들은 성 불능이 되고,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FBI에서는 대대적인 수사에 돌입한다.
파시즘적 민족주의와 국가발전주의 안에서 착취되어 온 여성의 몸에 대한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최근 몇 년 황우석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계된 일련의 사건들을 지나오면서 이 문제는 남성화된 과학기술 및 의료산업의 문제와 맞물려 더욱 복잡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오랜 세월 여성주의 예술가로 여성과 기술에 대한 작업을 해 온 린 허쉬만 리슨의 는 과학기술을 거대 담론의 영역에서 건져낸다. 그리고 단성생식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연대체에 대한 여성의 은밀한 상상을 재현하면서 기술권력을 탈남성화시킨다. 테크노-유토피아의 관점으로 과학기술이 사랑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감독의 상상은 말랑말랑하지만, 기술이 곧 폭력으로 연결되거나 인간의 정체성을 찾는데 다른 존재를 활용하는 등의 고루한 SF 재현 방식을 피해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사이버펑크가 주류 감성이 되어버린 21세기에 인디 감수성을 즐길 수 있는 저예산 SF 블랙코미디이며, 틸다 스윈튼의 1인 4역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