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Department Assistant
수(제니스 오프라셋)는 한적한 교외에서 아빠가 경영하는 오래된 돼지고기 국숫집 일을 돕고 있다. 비록 외국 여행은 커녕 비행기도 타본 적이 없지만, 가족 몰래 장학금을 얻어서 핀란드로 유학을 가려고 한다. 당장 거창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로든 벗어나면 꿈을 찾을 기회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Set Dresser
2014년 태국에서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고, 21세기 태국에서 온 네 개의 시선이 군사주의가 일상에 침투하고 관계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사회의 질서는 설계된 리듬과 행동양식의 예외 없는 움직임을 배양하고 감시하는 체제 속에서 지속된다. 완벽히 동화되지 않으면 사회에서 축출되는 운명에 처한다. 사람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전할 수 있다며 사진 전시에 개입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표정은 읽기를 거부당한다. 그러나 4개의 옴니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시선의 운동은 군사주의의 효력이 상실되는 순간들을 읽어내는 장면들에 있다. 보통의 사람이 사진 찍은 얼굴에는 검열 따위로 제어될 수 없고 해석을 강제하는 풍부한 표정이 가득 담겨 있다. 움직일 수 없을 때도 사람들은 눈을 흘끗거리고, 도망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일상에 스며든 군사주의의 풍경이 공사 중인 공원에 버티고 섰지만, 또한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실행하는 다양한 사람과 그들의 시선이 태국의 미래를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