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tume Design
전투기 조종사였던 피에르는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비상 착륙하는 과정에 한 어린 소녀를 죽이게 되고, 그 충격으로 인해 기억을 상실한다. 프랑스로 귀국한 후 피에르는 자기만의 껍질 속에 갇혀 파리 교외에서 거의 세상과 격리된 생활을 한다. 애인 마들렌의 헌신적인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기억상실증과 가끔씩 떠오르는 단편적인 전쟁의 기억으로 여전히 고통 받던 피에르는 매주 일요일, 근처 고아원에 버려진 열 두 살짜리 소녀 시벨을 찾아가 아버지 노릇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런 시간 속에서 시벨은 외로움을 잊고 피에르는 시벨을 통해 무의식 속에 있는 죄책감과 고통을 극복하게 된다. 그러면서 둘은 서로의 상처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을 찾아간다. 하지만 피에르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주위 사람들의 충동에 부추겨진 마들렌이 피에르를 페도필리(pedophile, 나이 어린 이성을 성애의 대상으로 하는 성적 도착자)로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피에르와 시벨이 근처 숲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던 크리스마스 날, 피에르는 시벨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