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ion Design
철의 장막이 무너지고 동독과 서독을 나누던 베를린 장벽이 사라진 1989년. 동독에 거주하는 재단사 아담과 웨이트리스 에블린은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커플이다. 여름 휴가를 준비 중이던 두 사람이지만, 아담의 바람기를 의심한 에블린은 친구들과 헝가리로 휴가를 떠나버리고, 그런 에블린을 찾아가던 아담은 한 여성이 서쪽으로 이주하는 걸 몰래 돕는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 미래를 위해 고향을 떠나 서쪽으로 갈 것인가, 그대로 머물 것인가. 잉고 슐츠의 동명 원작을 각색한 은 냉전 시대의 마지막을 살아낸 평범한 독일사람의 초상을 담는다. 영화는 두 사람이 이주를 결심하는 명확한 극적 동기나 심리적 갈등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집과 정원, 나른하고 평화로운 시골길 등 다양한 공간 속의 두 사람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역사 정치적 의미보다는 사적인 역사의 저장고로서의 고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박진형/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